주가 치솟자 개미 반대에도 착수… 표심 무시 못하는 정치권이 변수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올해 3월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도입한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에 착수했다. 주가 하락을 우려한 개인 투자자와 정치권이 반대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며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에 접어들자 브레이크를 풀기로 한 것이다.
금융위는 11일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을 마무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사서 되갚는 매매 방식이다. 과열된 종목의 가격을 조정하고 거래가 없는 종목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이 있다. 반대로 공매도 비중이 높으면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진다. 이 때문에 개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전락한 공매도 제한이나 폐지를 요구해 왔다. 퇴직 후 주식투자에 뛰어든 A 씨(62)는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정부가 공매도 거래를 금지한 덕분에 투자한 제약주가 올랐다고 믿고 있다. A 씨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개미들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를 더 연장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개미투자자들의 반대 여론을 의식해 공매도를 올해 3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그간 공매도가 허용됐던 증권사 22곳(시장조성자)의 공매도 참여 종목을 일부 금지하는 규제도 내놨다. 불법공매도 점검 주기를 기존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