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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스탁의 월요칼럼 : 에피소드 #1 작전

2018-09-17 17:50


주식 때문에 경험한 에피소드 #1 : 작전


오랫동안 주식시장에 몸담으면서 정말 수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코스닥 대표, 작전 세력, 언론사 고위 간부, 증권사 임원 및 직원, 몇몇 증권방송 전문가들 등등...  과거 나에게 만남을 청하는 사람들을 피하지는 않았다. 그것도 나에겐 새로운 경험이라 여겼고 무엇인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돌아보면 이 같은 만남이 내 삶에 도움이 되었던 적은 거의 없다. 대부분 나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었고 그 안에서 작은 피해를 입기도 했다. 얻은 것이라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과 주식시장 주변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하는 정도를 느끼게 해준 것들이다. 이런저런 경험들을 하다 보니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을 의심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지금은 관계된 사람들을 만나는 걸 꺼려 하게 되었다.


이러한 주식투자 외적으로 누군가를 알게 됨으로 인하여 발생한 에피소드들이 참 많다. 재밌는 일도 있고 어이가 없는 일도 있고 수치스러운 일도 있다. 지금부터 뭐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가까운 과거에 있었던 에피소드부터 꺼내보려고 한다. 2017년 연초였다. 자려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와이프가 SNS를 하다가 정말 우연히 “오빠 이 사람 좀 봐봐 되게 불쌍하다... 근데, 주식하는 사람인가 봐”라고 하면서 핸드폰을 건넸다. 무심코 핸드폰을 받아서 보는데 순간적으로 나는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직감할 수 있었다.


그의 SNS에는 얼마 전 와이프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여 애도하는 글과 후회 그리고 함께 남겨진 아들에게 쓰는 아버지로서의 약속들이 있었다. 와이프의 장례를 치르는 과정을 SNS에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일반적이지 않은 정신세계를 지닌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런 그의 습관을 통해 몇몇 다른 자료들이 그가 작전 세력임을 짐작게 해주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주가 조작을 위해 홍보하려는 SNS는 아니었다. 그의 와이프를 추모해주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SNS는 곧 비공개로 닫혔다. 하필 내 와이프가 그 사람의 SNS 친구가 되어버렸다. 


나는 그가 누군지 알아보기 시작했고 한때 유명했던 기업사냥꾼이자 작전 세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의 자금 줄이 한때 유명한 기업사냥꾼이었고 지금은 여럿 정치인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는 멋들어진 기업의 오너 임도 파악을 했다. 그리고 주가조작으로 감옥에 다녀와 1년간 몇몇 기업들의 주가를 만진 흔적을 찾았고 공교롭게 그의 와이프 장례식장에 있던 화환들의 이미지를 확대해가며 그가 지금 만지는 주식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종목에 접근하기에는 정보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분명히 무엇인가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만 오랜 나의 주식 경험으로 직감하고 있었을 뿐이다. 이 주가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는데 심상치 않게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개인투자자 장 모 씨가 지분을 확대했다는 공시가 나왔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지분을 계속 취득할 것이며, 이 회사와 경영권 분쟁을 시작하겠다는 얘기를 언론에 흘린다.


이후 회사 측에서는 반발을 하는 뉴스를 내면서 대응을 하기 시작하는데, 재미있었던 것은 이 기업의 최00 사장이 와이프 장례식장에 화환을 보냈었던 인물이었다.


나는 순간 이 기업과 작전 세력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주가는 마침 바닥이었고 이제 막 머리를 들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뭔가 스토리를 만들고 주가를 부양시키는 일반적인 패턴으로 작전이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고객들에게 이런 자세한 정황은 설명할 수는 없었고 중기반 일부 고객들에게 이 주가가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정도로 이야기하게 되었다.




                                          < 이 주식을 대응한 루트 >



주가는 가파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지속적인 그의 지분 매입 과정을 멀리서 지켜보았다. 작전 세력은 실체를 가지고 기업을 흔들려 했다. 실제 이 기업과 오랜 우호관계인 일본 기업을 찾아가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고 했다. 그의 SNS에는 일본에 가는 모습이 있었고 “제발 잘 되길~“ 뭐 이런 문구들이었지만 나는 그가 무엇을 하려고 일본에 갔는지 알고 있었다. 멀리서 작전세력이 무엇인가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꽤나 흥미로웠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이들이 원하는 작전의 방향과 다르게 뭔가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창업주 쪽에서 이를 간파하고 막으려 하는듯한 뉘앙스를 느낄 수 있었다. 최00사장이 회사에서 쫓겨나며 일본 기업과도 뭔가 잘 안 풀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쪽에서는 지속 지분을 매입하고 있었으나 확실한 정보 없이 이 매매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주가가 재차 상승하는 흐름을 이용해 일단 전량 청산 지시를 내렸다. 내가 알고 있는 이 주식의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용들은 다 나의 추정일 뿐이고 작전의 방향이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 친구의 일상도 관심에서 끊었다. 그리고 수개월이 흐른 뒤 그 기업의 주식이 다시금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과정은 모르나 본 게임을 시작했음을 느꼈다. 



                                       < 이후 주가의 움직임 >


개인적으로 나는 정보 매매를 3류 매매라 부른다. 정보 매매의 최대 단점은 정보의 신뢰도의 문제와 정보의 내용 때문에 뭔가 이상 시그널이 발생할 때 대응하지 못함에 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른다면 이상을 느꼈을 때 손절매라도 할 수 있으나 무엇인가를 알 고 있다는 것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정보매매의 문제는 그 정보의 생산지가 1차 생산지인지 2차 생산지인지 3차 생산지인지 정확하게 알지 모를 때 자칫 세력이 팔아먹기 위한 3차 생산 정보일 수 있음을 간파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가는 정보들은 보통 3차 생산지를 통해 나오기 때문에 가치가 없고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정보를 통해 주식투자를 하는 것을 나는 3류 매매라 부른다.


이 종목의 정보는 몇 차 생산지였을까? 아마도 이 종목의 정보는 거의 1차 생산지에 가까웠다. 누군가가 나에게 알려준 정보가 아니었다. 우연히 알게 된 어떤 사람의 존재를 통해 그 사람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직접 알아낸 1차 생산 정보다. 물론, 내막을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불완전 1차 정보쯤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 종목을 통해 주식투자는 정보로만 매매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그 안에 들어가서 돌아가는 상황을 완벽히 파악하지 않는 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는가?


누구에게나 알려진 정보가 아닌 폐쇄적인 정보의 함정이다. 역시나 정보 매매는 3류 매매였다.


그래서 이 주가의 본게임에서는 그냥 관심에서 껐다. SNS를 통해 작전세력의 근황을 접하는 아주 희귀한 경험을 한 것으로 만족했다.


혹자는 주가조작이 의심되면 신고를 했어야지 그것을 매매 대상으로 삼느냐 하겠으나 너무 순진한 발상이다. 그것 역시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움직이는 주가들은 대부분 세력이 존재한다. 세력이 어떤 명분으로 주식을 끌고 가느냐이고 그 세력이 더 큰 세력인지 작은 세력인지의 차이 속에 우리는 더 좋은 명분에 올라타는 것이다.


앞에서와 같이 억지로 명분을 만들어 주가를 부양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그저 이것도 주식시장에서 빈번히 벌어지는 일부일 뿐이다.


그럼 과연 이 주가는 어찌되었을까?


                                < 작전주의 결말은 처참할 수도 있다. >



4800원짜리 추가가 18300원까지 상승한 뒤 3일 만에 6000원으로 회기 했다. 정말 일반적이지 않은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 사람이 이전에 작업을 했다고 판단되는 몇몇 주가의 패턴은 이와 거의 다 똑같았다. 그냥 수법이었다.


단기간에 많이 빠져 잠시 관심을 가졌었으나 이후 굉장히 재미난 뉴스를 보게 된다. 물론, 누구에게는 재미나지 않은 뉴스였다.












뉴스에 따르면 2017년 10월경부터 본격적으로 본인 외의 힘으로 주가 띄우기 작업을 한듯하다. 아마도 내가 처음 보았던 2017년 1월경부터 이 그림을 그렸는가 싶다. 주식을 오랫동안 했지만 정말 독특한 케이스로 주가를 부양시키고 EXIT를 하였다. 그보다 초창기 우리 와이프의 우연한 SNS 때문에 이 전모를 조금 빨리 알았다는 것도 참 재미있다. 하필이면 문스탁의 와이프가 SNS 친구가 되었으니 말이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일이 있다. 바로 증권 전문가의 개입이다. 주식시장에서 작전에 의한 주가 상승은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나 작전세력과 증권전문가가 개입하여 주가 부양을 시켰다고 하는 것을 실제로 본 것은 아마도 두 번째인 것 같다.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22살 아직 많은 경험을 하지 않았을 법 한 증권 전문가가 주가의 미래를 예언하면서 주가를 부양시켰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 친구가 돈을 받지 않았다면 정말 순수하게 잘못된 정보로 고객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으나 뒤 돈을 받아 챙겼다. 이는 전문가가 아니고 작전 브로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냥 하수인이다.


대체 그 많은 사람들을 어찌 돈 몇천만 원에 지옥으로 끌고 가는가? 결국 이러한 사람들로 인하여 나의 삶에도 먹칠을 당한다. 


여기서도 교훈 삼아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뉴스에 따르면 수백 명이 추종매매를 하였다 했는데 그 사람들은 나쁜 사람을 추종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하지 못하는데 어찌 좋은 주식을 찾을까? 좋은 주식을 찾는 일이 훨씬 어려운 일일 텐데 말이다.


지난 칼럼 중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 #2에서 미래는 모든 사람들에게 불완전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떤 사람도 어떠한 주식의 미래를 정확히 예단해 낼 수는 없다. 작전 세력조차도 말이다. 


특히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정보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진짜 대박주는 누구에게나 알려진 정보 속에서 나온다. 나만 아는 정보는 구린내가 난다. 앞에서와 같이 찾은 정보가 1차 생산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완벽한 주체가 아니면 불안해야만 하는 것이 정상이다. 


또 특정 주가가 올라갈 때마다 따라가는 것도 웃긴다. 불타기는 때에 따라 필요하나 지속된 추격매수는 뭔가 문제가 있다. 이러한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고서는 밀림과 같은 정글 속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살아남기란 어렵다. 


이번 나의 에피소드를 통하여 작전 세력의 존재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주가 작전의 한 예에 불과하다. 주식시장은 수많은 거래의 기술들이 숨어져있다. 그 거래의 기술 안에는 합법적인 방법과 불법적인 방법들이 혼재하다. 일반인들은 이 정글 속에서 당하지 않기 위하여 항상 의심하고 조심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 같은 나의 경험이 여러 투자자들에게 작은 지혜가 되고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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